민규민서네 이야기

2009. 8. 7(10개월 28일) 민규 입원하다

1급수평생교육사 2009. 8. 7. 09:44

지난 4~5일 1박2일로 여행을 다녀온 후 민규가 아픈 듯 하여 엄마와 함께 병원에 다녀왔다.

열이 조금 높고 편도가 다소 부어 있어 해열제 먹이고 푹 쉬면 된 다고 했는데...

 

5일 저녁

퇴근해서 보니 피곤해 보이는 녀석이 조금 안스럽다.

저녁때 쯤 열이 조금 떨어졌다 했는데 자려는 순간 다시 열이 오르고 있다.

38.5도를 넘어가는 것이 심상치 않아 인근 병원 응급실로 달려가서

진료받고 해열제 먹이고 열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38도 이하로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병원에서는 38도 정도면 괜찮으니 집으로 가도 된다하는데...

 

2시간 정도 병원 응급실에서 민규랑 놀았다.

민규녀석은 아파도 잘 웃는다. 좀처럼 아빠 품에서 떨어지지 않아 아빠는 팔이 아프다.

병원 구석구석을 돌아다닌다. 열이 조금씩 떨어질 기미를 보이고 얼굴에는 생기가 돋는다.

새벽 1시쯤 집으로 돌아와 잠이 들었다.

 

6일 새벽

민규 울음 소리에 눈을 떴다. 새벽4시다. 열을 재어보니 오 마이 갓! 39.4도!!!

생각할 겨를 없이 해열제 먹이고 짐을 쌌다.

예전에 민규가 입원한 적이 있는 처가집 근처 병원으로 달려갔다.

물마사지와 해열주사 맞고 나니 열이 조금 내렸지만 38도 이하로는 떨어지질 않는다.

이제 민규는 의사와 간호사만 봐도 운다

어제부터 벌써 세번째 병원을 와서 주사맞고 진료받고 게다가 수시로 열재고 하니

녀석이 무척 스트레스를 받은 모양이다.

안스럽지만 어쩔 수 없기에 마음만 짠하니 아파온다.

열이 조금 진정되어 안고 다니는 방긋 웃는데 간호사와 눈만 마주쳐도 운다.

아침 6시가 다되어 열이 38도 미만으로 떨어져 처가집으로 갔다.

 

출근을 포기하고 민규랑 못잔 잠을 푸욱 잤다.

11시쯤 깨어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의사선생님은 감기에 편도가 부어 열이 많이 나는 것 외에 다른 증세는 없지만

39도 정도로 올랐었다면 검사를 해봐야 한다 하여 입원을 하던지 검사만 받고 내일오던지 해란다.

열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어 검사만 받고 가기로 했다.

우선 흡입실에서 흡입치료를 받는데, 민규가 무척 싫어 한다 이리저리 고개 돌려도 따라오니

아예 입으로 훅훅 불어낸다 아파도 싫은 건 싫은가 보다..ㅋㅋ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엄마 아빠는 웃는다...

 

또 주사다. 피를 뽑고 소변검사에 엑스레이까지 민규가 이만저만 크게 우는게 아니다.

달래고 달래고 또 달랜 후 겨우 진정시켜 처가집으로 돌아왔다.

엄마랑 자고, 아빠랑 자고 돌아가면서 낮잠을 잤다.

다행이 잘 자고 있어 조금 안심이 되었다.


그러나, 저녁무렵 열이 다소 오르고 밥을 먹지 못한다.

생각해보니 아침부터 제대로 밥을 먹을 적이 없는 것 같다. 열보다 더 걱정된다.

게다가 엄마 마저 아프다. 엄마도 열이 39도 가까이 올랐다.

도저히 안되 입원을 결정하고 짐을 챙겼다.

 

다시 응급실로 향하니 이젠 아예 대놓고 운다. 오죽 힘들었으면...

집에서 해열제를 먹이고 왔기에 물마사지만한 후 수액을 놓는다.

또 주사다. 이젠 민규의 울음은 절규에 가깝다.

엄마 아빠 마음은 무너진다. 그런데 간호사는 무심하게 혈관을 못찾아 손에 찔렀다가 발에 찌르고..

민규는 하늘이 떠나갈 듯 울어댄다. 민규를 꽉잡고 있는 팔에 힘이 빠지려 하지만

한 번에 끝내야 하기에 놓지 못한다.

민규야 진짜 미안하다. 이렇게 될 때까지 널 제대로 돌보지 못해서...

 

병실로 가니 올해 2월달에 3주간 입원한 적이 있어  익숙한 간호사들이 민규를 반갑게 맞이한다.

그러나 민규는 운다...

병실에 간호사만 들어오면 운다.

 

각종 검사 및 병실 사용 안내 등 모든게 정리되고나니 민규도 엄마도 아빠도 안정이 된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오시니 민규녀석 많이 좋아졌다.

 

처가집에 가서 미처 못챙겨온 것들을 가지고 다시 병원에 오니 민규가 자고 있다.

시간이 밤10시가 넘었으니 녀석도 많이 피곤했을텐데 자는 모습은 너무나 평온하다.

열이 37도 이하로 내려갔다는 말에 안도한다.

아내도 이제서야 자기 몸을 돌보려 한다.

 

회사가 멀어 병원에 같이 있지 못하고 혼자서 집에 왔다.

피곤에 지쳐 쓰러져 잔다.

 

오늘 아침

출근하며 아내에게 전화했다. 밤에 열이 잠시 올랐지만 지금은 37도 미만으로 떨어져 있고

민규도 밥은 잘 먹지 않지만 기분좋아 한다고 말한다.

퇴근 후 병원으로 달려가야지...오랫만에 이번 주말은 민규와 함께 병원에서 보낼 것 같다.

 

조금전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민규는 괜찮은데 자기가 조금 안좋단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병원에 오고 계신다 하니 민규 잠시 맡겨두고 진료받고 빨리 나아야 할텐데...

 

여보야 민규야 얼릉 나아라...

아껴둔 여름 휴가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