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규민서네 이야기

2009. 11. 23(14개월 13일) 신종플루 백신 접종 예약

1급수평생교육사 2009. 11. 23. 14:52

민규가 태어난지 14개월이 넘었다.

그간 4번의 입원과 수십번의 병원진료에 약을 달고 살았다는 표현이 딱 맞을 듯 집안에는 버리지 못한 약통들이 쌓여 있다.

특별히 큰 병이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신생아가 치뤄야 할 통과의례처럼 병의원을 들락거렸을 뿐..그 어떤 아이보다 튼실하게 자라고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아직 세상에 적응이 안되어 기관지와 열과 관련된 병으로 고생을 한다. 이의 고생은 부모의 고생으로 이어지기에 가끔은 부부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ㅋㅋ

 

이렇게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 아이를 보살피고 돌봄으로인해 엄마 아빠는 진짜 어른이 되어간다. 아이땜에 한밤에 놀라 응급실로 달려가본 적 없는 부모가 어디 있으랴.. 아픈 아이땜에 직장일 집안일 뒷전으로 미룬 적 있는 엄마 아빠가 어디 우리 부부만 있겠는가...이것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의 삶 그 자체인 것을...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아이가 엄마 아빠에게 준 선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기에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것이며, 아이의 건강이 엄마 아빠의 제일과제이자 가장 큰 소망이기에 한방중 기침소리에도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신종인플루엔자...

어디서 온 녀석인지 모르지만, 우리의 최대의 적이 되어 버렸고, 이 녀석 때문에 생활패턴이 바뀐지 몇달이 지났다. 수그러들 줄 모르는 이 공포는 백신 부작용, 타미플루 부작용, 타미플루 내성 등으로 증폭되어 더욱더 가중되고 있다.

 

오늘이 영유아 백신 접종 예약 시작일이다.

아내와 며칠동안 고민했다. 언론을 통해 많은 정보를 수집했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판단이 서질 않는다.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아내와 통화를 했다.

백신접종 예약이 늦어지면 순서가 밀릴 수 있으니 일단 예약 해놓고 추이를 지켜보자고 했다.

12월 초에 1차 접종을 예약했다.

 

여전히 마음은 무겁다.

한동안 민규를 괴롭히던 열도 지금은 나아져 잘 지내고 있는데,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는 여전하니 백신접종은 해야 하지만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떨어지질 않는다.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엄마 아빠의 무거운 마음을 애써 민규의 웃음소리에 묻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