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규민서네 이야기

2009. 9. 14(12개월 4일) 입원 그리고 신종플루 검사

1급수평생교육사 2009. 9. 14. 16:44

한달 전부터 열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던 민규!

평소에는 37도 정도를 보이던 것이 자고나면 38도 가까이 올라가서 해열제를 달고 살았는데

감기증세까지 보여 결국 입원을 결정했다.

 

가까운 병원에 입원하니 일단은 기관지염 때문에 열이 난다고는 하지만

몇주간 계속해서 열이 떨어지지 않으니 정밀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말에

지난주 금요일 한 대학병원을 추천받고 응급실로 향했다.

 

응급실에서 담당의사와 면담을 한 후 피검사, 소변검사에 혹시 모르니 신종플루 검사까지..

신종플루 검사를 하고 나니 응급실내에서도 격리실에 수감(?)되어 출입자체가 자유롭지 못한 상태가 되었다.

검사결과가 토요일 저녁때쯤 나온다 하니 별걱정없던 마음이 다소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입원을 해야 하지만 현재 1인실이 없어 응급실에서 하루를 보내라 한다.

신종플루 검사를 한 상태라서 1인실 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하니 이 또한 난감하다.

응급실엔 밤새도록 불이 켜져 있고, 보호자 침대조차 없어 잠을 설칠 수 밖에 없는 난감한 상황들이

혹시 모를 불안감과 함께 참 긴 밤이 될 듯 하다.

 

민규녀석은 마스크를 완강히 거부해 결국 엄마, 아빠만 마스크 쓰고 그렇게 응급실에서 하루를 보냈다.

토요일 오후가 되어서야 응급실에서 나와 1인실 병실로 옮겨졌다.

 

신종플루 검사만 했는데도 간호사들이 병실에 들어오기 겁나나 보다..

전화로 민규 상태 묻고 열을 재어 알려달란다..

보호자들은 가급적 출입을 자제하라고 당부까지 하니

진짜 신종플루에 걸린 것 마냥 기분이 안좋고 불안했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기에 가급적 출입을 자제하고 병실에서만 지냈다.

 

저녁이 되었는데도 연락이 없어 불안감이 계속 밀려온다.

신종플루 사망자가 또 발생했다는 뉴스와 타미플루의 부작용이 보도 되는 것을 보니

불안감은 더 커졌다.

 

저녁 9시가 넘어서도 연락이 없다. 당연 간호사에게 전화하니 아직 결과가 안나왔다며

나오는대로 알려준다 한다. 참 시간 안간다.

 

그러던 중 10가 조금 넘은 시간에 전화가 왔다. 다행히 신종플루가 아니라 한다.

양가 어른께 기쁜(?) 소식을 알려드리고 이내 안심하고 잠이 들었다.

 

일요일 아침부터 간호사들이 밝은 표정으로 들어온다.

어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민규보며 귀여워하고 말도 건넨다.

오전엔 외할아버지, 오후엔 할아버지, 할마니가 다녀가셨다.

 

민규는 병실에서 놀다가 유모차타고 복도를 휘젖고 다니면서 소리도 지른다..

이 녀석도 상황파악이 되나보다..

 

오늘 의사선생님이 열도 거의 다 내렸고,

기관지염도 많이 좋아져서 수요일쯤 퇴원할 수 있을거라 한다.

 

어제는 두명이 신종플루때문에 사망했다.

언론에서는 신종플루가 계절독감 수준이라 말하고 있지만

지금의 분위기는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마음이야 다 똑같을 것이다.

이제 겨우 1년이 지난 우리 민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신종플루의 공포가 말끔히 사라져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