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규민서네 이야기

당신 때문에 세 번을 울었습니다

1급수평생교육사 2009. 5. 26. 00:24

퇴임 후 당신의 모습은 저의 미래였습니다.

역대 대통령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대통령 이후의 삶을 당신은 해내었습니다.

당신의 땀방울 하나하나가 씨앗이 되어 하나둘 열매를 맺는 모습을 보면서

당신이 어디까지 가는지 지켜보고 싶었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당신을 뒤흔들고 있었지만, 당신은 당신의 길을 묵묵히 가고 있었고

저는 그런 당신의 모습을 존경과 동경으로 지켜보았습니다.

냄비근성이라는 말이 싫어 한번도 당신을 찾아뵙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관심이 조금씩 식어질때쯤 시간내어 찾아 뵈려 했습니다.

한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찾아뵈려 했습니다.

감히 같이 차도 마시고 논과 밭도 일구며 세상을 배우려 했습니다.

 

그런데

퇴임 후 낙향하신 당신을 남들처럼 찾아 뵙지 못한 것을 뼈져리게 후회합니다.

그렇게 허망하게 가실 줄 알았다면 진작에 찾아 뵐 것을...

땅을 치며 후회합니다.

당신을 뵐 수 없다는 사실에 한 없이 울었습니다.

 

당신의 유서를 보았습니다.

노엽지 않으셨습니까?

억울하지 않으셨습니까?

소리쳐 항변하고 싶지않으셨습니까?

분노에 치를 떨지 않으셨습니까?

싸워 이기고 싶지 않으셨습니까?

세상 그 누구보다 분하고 억울했을 당신이 이 모든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마지막 가시는 그 순간 마저도 당신은 모든 짐을 지고 가시려 했습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이 모든 사실을 운명으로 받아 들이겠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억울하고 너무나 분하여 못참겠습니다.

하염없는 눈물만 흘러내립니다.

 

눈물로서 당신을 떠나보낼 수 밖에 없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의 뜻이 무엇인지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의 삶이 그러하였듯이

당신의 죽음도 그러하였습니다.

늘 당신을 동경하고 당신의 삶을 존경하였기에

당신의 죽음으로 주신 그 뜻 잘 따르겠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끊이지 않고 눈물이 흐릅니다.

피눈물이 흐릅니다.

아직은 아니기때문입니다.

아직은 당신이 생각하셨던 그런 세상

당신이 죽음으로 알리고 지키고 싶었던 그런 세상이 아니기때문입니다.

여전히 정의롭지 못하고

여전히 진실이 진실로 통하지 않는 세상이기때문입니다.

 

그런데

더 참담한 것은

이 죽일놈의 세상이 변할 것 같지 않다는 그 사실입니다.

당신이 만들고자 했던 그 세상은

당신의 죽음으로 인해 더 멀어졌다는 그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잊지 않을 겁니다.

당신을 절대 잊지 않을 겁니다.

이제부터 당신을 공부할 것입니다.

그리고

철이 들면 함께 손잡고 당신을 찾아뵈려 했던

우리 아이에게 꼭 들려줄 것입니다.

 

"이 아빠는 당신이 살았던 그 시대를 살고 있어 너무나 자랑스러웠고 당신을 통해 희망을 보았다고"

 

평안한 세상에서 담배 한개피 피우시면서

당산이 온몸으로 뿌린 씨앗이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보고 계십시오

 

사랑합니다. 나의 영원한 대통령 노무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