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규민서네 이야기

2010. 1. 27(17개월) 2천번을 넘어진 민규

1급수평생교육사 2010. 1. 27. 12:02

어느순간부터 조바심이 초조감으로 바뀌었다.

첫돌이 되면서부터 걷기 시작한 사촌 상준이에 비해 15개월이 다되어가는데도 걸을 생각이 없는 민규!

신체발달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그래도 다소 늦다는 생각에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기도 하고

여러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하였지만,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15개월 하고도 절반이 지난 어느날

벌떡 일어나 아장아장 뒤뚱뒤뚱 걷기 시작하는 민규의 놀라운 모습에 온가족이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난 지금 민규는 가끔 넘어질 뿐 잘 걸어다닌다.

아침마다 출근준비하는 아빠에게 아장아장 걸어와 다리를 꼭 안아주는 모습이

대견스럽고 귀엽고 너무나 사랑스럽다.

 

덩치는 산만한 녀석이 다른 아이에 비해 조금씩 늦게 성장하고 있어

아빠와 엄마는 기다림을 배운다. 그리고 엄마와 아빠도 함께 성장한다.

 

조금전 어린아이기 걸음마를 배우기위해 평균 2천번을 넘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다.

일어서다 넘어지고, 한발짝 움직이다 넘어지고...넘어지고...또 넘어지고...

 

어쩜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였는지도 모르겠다.

민규의 그 수많은 노력과 아픔은 뒷전인 채 일어서서 걸었다는 그 기쁨의 박수만 쳤던 것 같다.

 

많은 시간 수많은 넘어짐을 겪고 힘차게 걷고 있는 민규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은 박수를 보낸다.

민규도 엄마도 아빠도 이렇게 서로 배우며 커가는가 보다.

 

오늘따라 민규가 더 보고싶다.